실은 요 며칠간 슈퍼 커브 1권 다시 보기 글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도무지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이유는 보통 둘 중 하나인데,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리가 되질 않아 가지를 쳐내야 하는데 이게 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할 말이 없어 억지로 쥐어 짜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슈퍼 커브 1권의 경우는 전자로 여전히 머릿속에서 이것저것 빙빙 돌기만 하고 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그대로 킵해두고 다른 쉬운 걸 잡아보는 게 낫겠다 싶어서 잡은 것이,



    바로 유루캠프 애니메이션이다. 유루캠프 애니메이션 또한 파고 들어가면 할 이야기가 차고 넘치지만,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라 내가 할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원작 다시 보기 글에서 했기 때문에 간단하게 원작과 비교해서 어떤 특징이 있는가, 정도만 짚도록 하겠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다른 매체로 나오는 작품은 원작 비교 그런 것 없이 단독으로 보고 평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편인데 줏대 따위 꺾어버리고 그냥 쉽게 가기로 했다.



    유루캠프는 애니메이션으로 영상화 된 이후 실사로도 영상화 되었는데, 실사로 영상화된 작품은 국내에서 수입한 업체가 없어 보고자 한다면 아마존 재팬같은 쇼핑사이트에서 DVD를 구입하거나, 일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해야 한다. 앞으로도 실사 영상은 수입하는 업체가 없지 않을까 싶다. 실사 영상화 제작사는 이쪽 방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다 알만 한 그 제작사로 아마존 재팬에선 2019년 2월 22일 현재 별 다섯 개 만점 중 별 다섯 개의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This is AKB-061! This is AKB061!

    여기까지만 하자.



    애니메이션은 국내에 애니맥스 코리아가 들여왔고, 나는 애니맥스 플러스 가입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왓챠플레이를 통해 보다가 조금 불편한 감이 있어 네이버 N스토어 - 현재 네이버 시리즈로 이름이 바뀌었다 - 를 통해 내려받아 보았다. 이후 블루레이까지 구입하게 되지만 이건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

    참고로 각 화 제목 등은 애니맥스 코리아의 번역을 따른다.





    애니메이션 1화는 비밀결사 블랭킷이 한 자리에 모여 모닥불을 쬐며 코코아를 마시고 마시멜로를 굽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기적으로 따져보면 원작 4권의 크리스마스 캠핑의 한 장면이다. 일종의 설계인데, 우리는 이번에 여기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만듭니다, 하고 선을 그은 셈이다. 분량을 따져보면 적절하다. 현재 속편 제작이 결정되었는데 - 숏 애니 방에서 캠프, TV애니 2기, 극장판 - 2기는 8권까지의 분량으로 제작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오프닝 곡은 Shiny Days. 방영 당시 유행이었던 비행 텐트가 등장한다. 오프닝 영상을 보면 원작을 안다면 웃을 수 있는 요소를 몇몇 집어넣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주목한 것은 오프닝곡 제목과 함께 비행 텐트가 처음 등장하고 이후 위의 스샷처럼 나데시코가 린의 손을 잡으려 하는 장면이 나오기까지 번쩍거리며 지나가는 비밀결사 블랭킷 멤버의 모습이다. 주목한 이유는 그 모습을 원작 단행본 1권에서 5권까지의 컬러 속표지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원작 5권 컬러 속표지인 에나와 치쿠와 총통.



    3권 컬러 속표지인 아오이.



    4권 컬러 속표지인 치아키.



    1권 컬러 속표지인 린.



    2권 컬러 속표지인 나데시코.



    그리고 오프닝 영상 마지막 장면은 원작 단행본 4권의 앞, 뒤 표지와 연결된다. 오프닝 영상부터 원작에 충실하다.



    애니메이션 1화 분량은 원작의 1화 - 제목 또한 원작에서 따왔다. 엔딩 영상까지 합치면 원작 1화와 2화 사이의 막간까지이다.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생략하고 특징만 짚어보자.




    애니메이션과 원작의 디테일의 차이를 들자면 원작에서 설명 칸이나 대사로 적어두던 것들을 애니메이션에선 소재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다.



    솔방울 대사에도 더빙을 넣었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나레이션을 오오츠카 아키오가 맡았다는 것이다. 나레이션 성우로 절반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추가된 장면 1. 야마나시로 이제 막 이사 온 카가미하라 가의 모습과 돌아오지 않는 나데시코를 걱정하는 엄마와 언니의 모습을 넣었다.





    린이 화장실에 갔다가 나데시코와 마주치는 장면. 원작에선 나데시코가 자전거를 쥐고 있었는데 애니메이션에선 나중에 언급만 된다.



    그리고 통행로를 가로막은 쇠사슬을 절묘하게 이용.






    애니메이션에서 추가된 장면 2. 나데시코가 재채기를 하는 것을 보고 감기에 걸릴 만도 하다고 생각한 린은,




    모닥불에 장작을 추가로 더 집어넣고 바람을 부쳐 불을 키운다. 린의 성격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원작에서 라면물을 끓일 때 나왔던 저 독백은 이 추가된 장면 후로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 이쪽이 좀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1화의 하이라이트인 모토수호 - 1화에선 죽 모토수로 자막을 달고 있는데 나중에 등장하는 학교명은 모토스로 쓴다. 일단 1화 이야기니 1화 번역에 따른다 - 의 후지산 야경. 원작자인 AfRO가 명암을 세로선으로 넣어 자칫 그림이 칙칙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 원작에선 이 장면이 중요한 장면이라는 것은 이해하면서도 딱히 아름답게 보이진 않았는데 애니메이션에선 확실히 힘을 쏟았다.






    엔딩 곡은 후유비요리. 영상으로 나데시코의 전학 후 첫 등교 장면을 담고 있다. 동시에 비밀결사 블랭킷 멤버들과 지나치는 장면을 넣었고.





    엔딩 영상 이후엔 원작 3권부터 등장했던 방에서 캠프가 나온다.



    1화에 담은 방에서 캠프는 원작 3권에 등장했던 텐트형 코타츠.





    그리고 캠핑시 주의사항으로 마무리. 이후 모든 화는 이 캠핑시 주의사항으로 마무리된다.



    유루캠프 애니메이션 1화 감상. 중간에 반전이 일어난다든가 하는 경우가 없는 일상물임을 고려했을 때 1화는 앞으로 그려나갈 작품의 분위기와 방향을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원작의 1화에 충실하고, 추가한 장면들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는 모습에서 원작에 대한 주관적이거나 독창적인 해석 없이 되도록이면 그대로 영상으로 옮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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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독수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