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권 다시 보기라면서 글을 쓰고 있긴 하지만, 이 이후 2권부터는 다시 보기 보기 글을 쓸 일이 없지 않을까 싶다.

    제목부터 보자. 길다. 엄청나게 길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로빈슨 크루소 본제 다음으로 길다. 라노베 중에선 가장 길지 않을까? 저자는 모리타 키세츠인데, 실은 이 작가의 작품 중에 이 작품보다 먼저 국내에 정발이 된 다른 작품이 있다. 다른 정발 작품 제목은 슬라임을 잡으면서 300년, 모르는 사이에 레벨MAX가 되었습니다. 이것도 길다. 긴 제목 라노베 전문 작가였던 걸까. 후기를 보면 제목에 대해선 편집부 측에서 포기를 해버린 것 같다.



    1권 내용은 사실 뒷표지에 거의 다 나와있다.



    곧 마법학교 졸업인 주인공 프란츠는 서른 번 넘게 입사지원을 거절당해 절망인 상태. 학교 기숙사 식사 담당인 리자의 추천으로 3D 업계로 소문난 흑마법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갔더니 실제로는 초 화이트 기업이었다. 바로 입사예정자가 되어 지원한 김에 사역마를 소환했더니 첫 소환임에도 고위 마족인 서큐버스, 세룰리아 - 왠지 샌드스타를 좋아할 것 같은 이름이다 - 를 소환한 프란츠. 재능충, 죽어라. 졸업 후 세룰리아와 함께 사방팔방으로 깨를 뿌려대고 초 화이트 기업에서 사장과 직장 선배들에게 귀여움받는 생활을 시작한다. 리얼충, 죽어라. 이후 형언할 수 없는 악몽의 창시자라는 전설의 재앙까지 소환하여 아예 대놓고 하렘을 만들어 간다. 재능리얼충, 죽어라. 두 번 죽어라.



    작가는 후기에서 자신의 경험이 대거 투영되어 있노라고 적고 있다. 즉, 이 작품은 소설이기 전에 작가의 자기 위로인 것이다. 사축으로 지내며 힘들었던 일, 괴로웠던 일을 속으로 삭히다 아, 이런 기업이 있으면 좋을 텐데, 이런 직장이 있으면 좋을 텐데, 하면서 글을 써내려간 것이다. 사장은 제대로 개념이 박혀 있고 직장 내 인간관계로 인한 괴로움은 커녕 서로 보듬어주기 바쁘다. 대우는 엄청나게 좋고 그렇기에 그 대우에 걸맞는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작품 내 설정이 너무도 이상적이기에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자기 위로. 이게 이 작품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과 작가의 다른 정발본인 슬라임 학살 300년만 하면 만렙 찍는다를 봤을 때, 이 작가의 특기는 꽁냥꽁냥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화기애애하고 트러블이 발생하더라도 더욱 더 꼬여만 간다던가 하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해결이 된다. 하하호호, 는실난실. 푸근해지기는 하지만 이 작품의 본질이 자기 위로라는 것과 엮어 생각하면 작가는 대체 사축시절에 어떤 처지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냈던 것일까, 하게 된다. 미소의 토양은 쓰라림이런가.



    이 작품은 현재 2권까지 정발된 상태지만 앞서 밝혔듯 다시 보기는 이 1권으로 끝내고자 한다. 이 작품은 내용이 아닌 분위기를 맛보기 위해 읽는 물건이라 딱히 권마다 따로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뭐,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생기지 않기 때문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이유로 이 작품에 대한 다시 보기는 이 1권 다시 보기로 끝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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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독수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