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내가 같이 가자고 할게."



    유루캠프 2권이다. 수록된 화는 7화부터 13화까지로, 1권에서 각각 캠핑을 떠났던 야클과 린이 캠핑을 마무리하고, 린이 구입한 미니 메탈 새전함을 계기로 린과 나데시코가 함께 바비큐 캠핑을 다녀오고, 치아키와 아오이가 스킬릿을 시즈닝하며 다음 캠핑을 결정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권과의 차이점은 1권은 본편 6화와 번외편 1화로 구성되어 있었고, 2권은 본편 7화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먼저 2권에서 등장하는 캠핑 관련 지식을 보자. 7화의 코펠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수프 파스타 레시피, 8화의 우드 캔들, 10화의 캠핑장의 종류, 11화의 설치에 따른 텐트의 종류와 비장탄과 성형탄 이야기, 12화의 숯블 그릴 주의점, 13화의 도료를 바른 나무 그릇 이야기와 스킬릿 시즈닝 하는 법이 있다. 이 중 개인적으로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11화의 비장탄과 성형탄 이야기와 13화의 스킬릿 시즈닝 이야기인데, 공교롭게도 이야기 진행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지식들이다. 뭐,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별다른 의미는 없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캠핑 지식을 압도하는 꿀팁이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무 그릇이랑 철 프라이팬이랑 네이티브 아메리칸 무늬만 있으면 세련된 캠핑이라고 생각해."

    세련된 캠퍼가 되길 원한다면 꼭 기억해두자.



    1권 리뷰와 마찬가지로 2권 또한 린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인데,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린의 행동과 그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준점은 나데시코와 함께 간 바비큐 캠핑 에피소드. 바비큐 캠핑을 가기 전의 린은 나가노로 홀로 간 캠핑에서 나데시코의 반응이 가장 좋을 만한 선물을 골라 구입하고, 라인 메신저를 통해 나데시코가 보내준 야경에 대한 답례로 굳이 스쿠터를 타고 나가 자신 또한 야경을 찍어 답장으로 보낸다. 그러면서도 정작 구입한 선물은 직접 나서서 건네주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나데시코에게 본인이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이 먼저 남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런 모습은 바비큐 캠핑에서도 계속 된다. 숯을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라 숯 종류에 대해 확인하지 않고 구입하여 좀처럼 불을 붙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들 외 다른 캠퍼 한 팀이 캠핑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아예 생각치 못하고 혼자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남에게 호의를 받으면 고맙다고 말할 줄 알고, 답례도 할 줄 알지만 자신이 먼저 다가가진 못한다.

    그렇기에 12화 후반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밤중에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소귀신과 맞닥뜨린 린. 그대로 자신의 텐트로 줄행랑을 친 뒤 벌벌 떨다가 나데시코의 텐트로 들어간다. 개그성이 짙은 장면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유야 어찌됐든 린이 처음으로 나데시코에게 먼저 다가갔다는 것이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장면일 수도 있긴 하지만 앞으로 린이 먼저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시작은 이 장면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와 별개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7화에서 허탕을 치는 린의 모습이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절경을 보기 위해 150킬로미터를 달려 타카봇치 고원에 도착한 린. 온천에서 쉬는 걸 기대하며 6킬로미터를 더 달려 타카봇치 광천에 도착하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폐점 안내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절경은 흐려서 보이지도 않는다. 타카봇치 산 정상까지 400미터라는 안내표지를 보고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올라 가보자며 산을 오르는 린. 짜증과, 될 대로 되라는 심정과, 뭐하러 여기까지 왔을까 하는 후회와 함께.

    그리고 다른 방향에서 나타난 절경에 그 모든 감정이 녹아 버린다. 꼬인 계획을 수정하고, 바로 다음 할 일에 착수한다. 이런 게 캠핑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간다는 법은 없고,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예기치 못한 상황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며, 즐거움 또한 다른 방향에서 다가오기도 하는 법이다.



    유루캠프 2권 다시 보기는 이것으로 끝이다. 바비큐 캠핑에서 보인 린과 나데시코 각각의 모습을 통해 두 캐릭터를 비교해 보려고도 했지만 정리가 잘 되지 않아 생략한다. 앞으로도 또 기회가 있을 것이니 다음을 노리도록 하겠다.



    Posted by 독수P